“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전부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을 두고 세간에서 하는 말이다. 시행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개정법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개정 내용의 엉성함과 정부 설명과 너무나 다른 사실에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업중지명령에 관한 규정만 하더라도 작업중지명령 취지와 원리에 반하는 개정 내용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종전 법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여부 △시정조치명령 이행 여부 △법령 위반 여부와 관계없이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작업중지·사용중지·시정조치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전부개정법에서는 작업중지명령 발
“양들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다.” 빈부 격차가 극심한 자본주의 탄생기, 당시 영국을 날카롭게 비판한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토머스 모어는 양모생산을 위해 공유지를 사용하는 농민을 몰아내고 구빈원에 몰아넣은 지주를 비판하며, 짧은 노동과 긴 여가를 누리는 새로운 사회를 제안한다. 이로부터 ‘유토피아’는 자본주의 너머 새로운 사회를 희망한 이들이 가진 오랜 열망이었다. ‘디지털 공유지’에 새로운 인클로저가 벌어지는 지금, 유토피아라는 상상이 다시금 우리에게 절실하다.빅데이터가 사람을 잡아먹기 시작한다오늘날 자
금융노조 26대 임원선거가 19일 치러진다. 유주선 후보조(기호 1번)와 박홍배 후보조(기호 2번)가 경합하고 있다. 내년이면 노조가 창립한 지 60년이 된다. 새로운 집행부는 디지털 시대로 불리는 고용 전환기에 노조를 이끌게 된다. 노조 임원선거에 눈길이 쏠린다. 각 후보 진영에서 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의 글을 보내왔다. 유권자들과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면에 게재한다. “독단경영의 심장을 찌르러 한창규가 갑니다.” 금융노조 임원선거에 기호 1번 수석부위원장으로 입후보한 한창규. 그가 2012년
11월20일 시작된 철도노조 파업이 3일차를 맞이하고 있다. 2013년 12월 박근혜 정권의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에 맞선 23일간 파업, 2016년 성과연봉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해 9월27일 돌입한 파업은 12월9일 국회가 박근혜 탄핵안을 통과시킨 날 종료됐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하에서 철도노조는 왜 다시 파업에 나섰는가?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새로운 사장이 임명되면서 철도적폐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철도 노사의 노력이 진행됐다. 노사관계 정상화 없이 남북 철도연결과 대륙철도 시대를 대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안전하고 저렴한
지난해 2월28일 국회를 통과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노동시간 상한제가 시행 1여년 만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탄력근로제 확대입법 연내처리에 합의한 데 이어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혹은 ‘특별연장근로 인가요건 완화’ 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주 52시간 상한제를 법제화한 것은 세계 최장시간 노동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연 1천800시간대 노동시간 임기 내 실현”이라는 대통령 공약에 따른 것이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
온기는커녕 생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몸은 평소의 배로 불어나 있었다. 퉁퉁 부어오른 손은 돌덩어리만치 딱딱했다. 바이탈 사인(vital sign)은 초 단위로 그가 살아 있음을 알려 줬다."보고 싶은 사람들, 동지들 본다고 힘내서 버텨 줘서 고맙데이. 태희야, 이제 고향으로 가자. 저쪽에서는 흉한 꼴 보지 말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레이. 먼저 가서 엄마 기다린나." 그는 넉 달을 버텨 냈다.이름은 김태희.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아이디는 1412365715. 서부산서비스센터 노동자로 올해 7월6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인
그날 그 약속내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한다네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이 고운 말씀에님의 정치가 담겼으면언약이 멈춘 곳민심도 막히고만남도 막혔음이니이 어찌 비극이 아니리오님의 정치가 어찌 꽃처럼피어날 수 있겠는가여기빈 청사동지들은 맨바닥에엿새째노곤한 하루를 잠재운다시간이 흐를수록 맑아지는신심그대의 무딘칼날로 어찌빛나는 투혼을 베겠는가몸서리치며 성찰하라그대들의 정치는얼마나 허접한가여기는밤의 빈 청사우리가 접수했다본디 여기는 민중의 집강소민중의 집이다우리가 노동을 지킨다여기는 맨바닥끝내 세상을 바꾼다 이 시는 서울 중구
산재보험급여는 노동자의 업무상부상·질병·장해·사망에 대해 수급권자의 청구에 의해 지급된다. 부상·질병·장해에 대한 수급권자는 재해노동자 본인이며, 사망한 경우는 유족이 된다. ‘유족’이라 함은 사망한 자의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와 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 또는 형제자매로서 기재순서가 권리의 순위가 된다.1971년에는 유족급여에 생활보장과 노후보장을 함께하는 연금제도가 도입됐다. 유족연금제도 도입 당시에는 연금 또는 일시금을 수급권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나 2000년 7월1일부터는 유족급여의 연금 또는 일시금
문재인 정권은 2016년 촛불항쟁 염원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출범했다. 최근 정국을 달군 ‘조국 대전’이 ‘검찰개혁’의 전선까지 중첩돼 있었던 만큼 사회대개혁은 정책코드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기억을 개혁의 울타리에 가두고 있다. 맞다. 개혁의 시대인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에게 사회대개혁 코드라도 심어져 있을까 의심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개혁. 참으로 듣고 쓰기 좋은 말 중 하나다.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것들을 바꿔 보자는데, 사람들이 보다 공평하게 살 수 있다는데, 이를 싫다고 하는 사람들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숫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이주노동자 없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법·제도가 실제로 어떤지,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당사자 외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가 다르고 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법·제도가 이주노동자 억압과 착취를 강화하는 쪽으로 개악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업주는 이주노동자를 인간으로 노
경북 영천시 채신공단에 가면 다이셀세이프티시스템즈코리아(다이셀코리아)라는 일본자본이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이 있다. 그곳에서 노동자들이 8월16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9월22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 2주일이 지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다이셀코리아는 이명박 정부 시절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서 유치한 외국인투자 1호 기업으로 에어백 부품인 인플레이터를 제조하는 공장이다. 경북 구미의 아사히글라스화인테크노코리아(아사히글라스)와 함께 전범기업으로 알려진 기업이기도 하다. MBC 보도에 따르면 201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가 종료됐다. 과정과 결과에 대한 노동·시민·사회의 평가가 이뤄지겠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세 가지를 먼저 짚고자 한다.연금특위에서 왜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계의 ‘몽니’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2028년까지 40%로 낮아지는 축소지향적 스케줄을 당장 중단하고 보험료율을 10여년간 3%포인트 정도 올리자고 공식 제안했다. 노동계가 국민연금보험료 인상을 직접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으로 노후소득을 강화하자는
지난 3일 서울대병원 노사가 합의함으로써 서울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 614명이 서울대병원에 직접고용될 길이 열렸다. 향후 보라매병원 파견·용역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800여명에 가까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될 것으로 보인다.그간 한국 병원 특히 국립대병원의 간접고용 노동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병원 간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의료서비스 질 향상 경쟁이 이뤄지기보다는 설비투자와 인력 비용절감을 위한 경쟁이 이뤄짐으로써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국민이 져야 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두고 “김용균이 없다” “핵심이 빠졌다” “이런 법으로는 산업재해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등등 많은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국민을 현혹시킨 헛구호였다” 같은 거친 말이 현장에서 표출되고 있다.그런데 정부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원청을 비롯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 큰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개악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정부가 전부개정안의 대표 브랜드로 내걸고 있는 도급부분을 보면 정부 주장과는 달리 도급 규제를 멀쩡한 부분까지 삭제하거나 누락시킨 부분이 적지 않
필자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노동해방실천연대 판결선고 촉구 1인 시위에 피해당사자로 참가하고 있다. 해방연대는 2005년 6월11일 “인간다운 삶의 확보와 야만으로부터의 해방은 자본주의 극복, 사회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족했다. 민주노동당 내 의견그룹으로 활동하다 2008년 2월 탈당한 후 반자본주의 투쟁, 사회주의노동운동 강화,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2012년 5월22일 회원 4명이 국가보안법상 국가변란 선전·선동단체 구성 등으로 긴급체포됐다. 그 후 실시된 영장실질
2016년 촛불항쟁 이후 한국 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노동현장에도 촛불의 영향은 깊숙이 끼쳤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사회’ 표방은 노동자 마음을 흔들었다. 숨죽였던 노동자들이 기지개를 켰다. 반월시화공단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5년 이후 단 한 곳도 설립되지 않은 노조가 2016년 말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반월시화공단에 13개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이 새로 만들어졌다. 특징적인 것은 사용자 저항이 적어진 점이다. 일단 노동조합은 인정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하던 촛불 이전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문재인 케어를 선포했다. 건강보험으로 이용할 수 없던 비급여 등을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에 적용시켜 본인부담금을 줄이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보장성 강화대책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나면서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이전보다 다양한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게 됐다. MRI나 초음파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의료비 부담이 실제로 경감되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가 완료되는 2022년에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매년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되는
영남대의료원에서 해고당한 박문진·송영숙 두 여성노동자가 70미터 높이의 병원 옥상 옥탑 위로 올라간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사이 태풍 다나스도 거쳐 갔고, 지금은 연일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이 심각하게 염려되는 시점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두 여성노동자가 빠른 시일 안에 건강한 몸으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문제의 발단은 2006년 참여정부 시절로부터 비롯된다. 2006년 교육부의 관선이사 파견이 소멸되자 박근혜는 이사 7명 중 자신이 추천한 4명의 이사를 통해 재단을 실질적으
일진다이아몬드는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소재한 기업으로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업체다. 전 세계 부품·소재 기업들이 절삭·가공 용도로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널리 사용하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도 일진다이아몬드는 불황을 몰랐다. 최근 3년간만 보더라도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돌 만큼 잘나가는 우량기업이 바로 일진다이아몬드다.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만든 이유하지만 매년 흑자행진을 이어 갈 정도로 잘나가는 회사인데도 회사 발전에 이바지한 직원에 대한 대우는 항상 밑바닥을 맴돌았다. 사측은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7월 초부터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이 시작됐다. 일본 정부의 적반하장 행태에 맞서 범국민적으로 자발적인 반일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이런 기류를 불편하게 보는 경향도 있는 모양이다. 예컨대 △국가주권은 특정시대(자본주의 형성 이후)의 산물이고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발전의 필연적(자연사적) 결과이며 식민지 쟁탈 또한 그 결과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