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 오후 4시, 청계천8가 전태일거리. 전태일다리 준공식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 이수호씨는 내빈석 끝자리에 앉아 있었다. 행사들이 워낙 많아도 조합원이 내빈석 끝자리나마 앉는 경우란 별로 없는데, 수호씨는 조합원이자 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역임한 민주노총의 ‘선배’다. 그러나 수호씨의 표정은 어색하다. 오늘은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자격으로 참
11월13일 오전 10시, 민주노동당 당원 김혜경씨는 집을 나섰다. 혜경씨 집은 불광동 산동네. 초로의 아녀자가 걸어서 가기에는 약간 힘에 부칠 것만 같은 내리막길. 환갑을 넘긴 여느 할머니들처럼 조그만 몸집의 혜경씨는, 그러나 씩씩하게 걸어내려 와 지하철 3호선을 탔다. 서너 정거장 지나 시내가 가까워지자 전철 안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혜경
전교조가 71.4%라는 높은 찬성률에도 불구, 돌연 연가투쟁을 연기한 까닭은 무엇일까. 조합원 총투표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11일 전교조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우리의 정당한 주장이 관철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라고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조직의 갑작스런 전술 변화에 조합원들은 당혹해하기
“도사처럼 수염을 휘날리며….” 강기갑 의원에게 자주 붙는 수식어다. 강 의원이 지난 20여일간 단식 중 일기를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미움을 죽이고, 평화를 구하는 마음이 강 의원 일기 곳곳에 드러난다. 또한 현 정치권에 대한 답답함, 진심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어려움도 적혀 있다. 사실 이런 ‘도사님’이 여의도 국회에 있는 것도 필요할 터.
참 많이 닮아있다. 생김새는 물론 노동관련 각종 법 제도도 유사한 데다 노조운동이 기업별 중심이고, 기업 내에서 협조적·담합적 노사관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또한 19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늘어난 비정규직의 차별,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지난 2002년부터 이런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한국
철도노조(위원장 김영훈)는 지난 8일 노조 창립기념일을 60년만에 복원해 창립기념식을 가졌다. 노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노총운수부연맹이 창립된 1947년 1월18일을 창립기념일로 지정해 왔으나 이에 앞선 1945년 11월1일 철도노조가 출범했던 사실을 밝혀내고 노조 창립 60년만에 창립기념일을 복원하게 된 것이다. 이날 노조는 노조 창립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문성현 집행위원장은 아직 중앙당 업무를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위기의 진단과 해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당과 민주노총의 관계, 비정규직 해법 문제에 있어선 공격적인 제안들은 내놓았다. 인터뷰는 11일 오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실에서 1시간반 동안 진행됐다. “진보정당은 매시기 위기다” 문성현 집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 있는 2년차 산별교섭, 서울대병원지부를 시작으로 한 국립대병원지부들의 연쇄 탈퇴 및 공공연맹 가맹 등. 굴곡의 2004년을 지나온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11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고 다시 신발 끈을 조이고 있다. 92.8%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주인공, 홍명옥 위원장을 가 만나봤다. 아무리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준 회장이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신당을 꾸려 후보로 나섰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침체된 경제를 살릴 거라는 기대, 부패한 정치꾼들보다는 나을 거라는 기대 등등. 그러나 일부에서는 ‘절대불가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효율성과 이윤, 성장만을 추구하며 살아온 기업인이 지배하는 세상은 부패한 정치인이 지배하는 세상보다 더 끔
“한번은 한 사용자에게 이런 전화가 왔어요. 내 비서가 ‘임금지표’를 확인하더니 자신이 다른 비서들보다 적게 받는다는 걸 알고 그대로 퇴사했다고요. 항의 아닌 항의를 하더군요.” 오십줄에 들어선 폴린 오세 사무국장은 경쾌하고 열의에 차보였다. 한국에서도 ‘임금지표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엿보였다. 이날 설명회에서 그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어떤 게임이든 ‘패’를 먼저 내보이는 건 금물이다. 상대에게 수를 미리 읽히는 건 자신의 전술 구사에도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 협상도 그렇다. ‘패’를 먼저 오픈하는 것은 무장해제나 다름없고, 조직 내부적으로도 ‘협상의 마지노선’을 천명한 것이니 그 이상을 따내지 못하는 순간 ‘밑져도 본전’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본 협상이 시작되기 전 ‘꺼낼 수
레미콘 노동자들의 경고성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0월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에 위치한 건설운송노조 사무실. 상근자들은 막바지 파업을 점검하며 소속 단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점퍼 차림의 박대규(45) 건설운송노조 위원장도 연신 휴대폰을 잡고 통화를 하느라 분주하다. “사람이 죽어야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곤 하지만 (건설운송
37세. 산별노조 위원장으로는 젊다. 하지만 7일 당선이 확정된 정희엽 2대 화섬노조 위원장은 “내가 젊은 게 아니라 노동운동이 늙어버린 것 아니냐”며 웃어보였다. KG케미칼노조 위원장 4년(재선), 민주화섬연맹 울산본부장 2년이 그의 노동운동 경력의 전부라 할 정도로 정 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내내 정 위원장은 “현장에서 산별노조를
차영순 지부장은 얼마 전부터 TV 코드를 아예 뽑아버렸다. 노조활동 덕택에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 초등학생 딸아이와의 타협의 산물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좀더 다른 차원의 고민이 담겨 있기도 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하기 힘든 세상, 단순히 2% 부족한 게 아니라 20% 이상 훌쩍 부족해 보이는 이 세상을 향해 아무 것도 할
6급이하 공무원들의 단결권이 보장될 때까지 노조단체 등록을 유보하겠다는 공노총 입장(본지 7일자 참조)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영길)이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우선 11월 총궐기투쟁부터 먼저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공무원노조는 하지만 지난 9월 통합제안에 대한 답변이 우선돼야 공동투쟁이 가능하다는 공노총 주장에 대해서는 “공동투쟁을 진행한 뒤
"학생들에게 기술만이 아닌 건강한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을 가르치고 싶다." 상시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내걸고 지난달 24일 파업에 들어간 산업인력공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임세병·산비노조) 임세병 위원장의 말이다. 산비노조는 7일 파업 돌입 15일째를 맞았지만 130명의 상경 파업대오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되고 있다. 전체 조합원 150명 가운데
공무원노조특별법을 보면 6급이하 공무원만을 노조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 ‘지휘·감독권 행사자’, ‘업무 총괄자’, ‘인사·보수 등 행정기관의 입장에 서는 자’, ‘노동관계의 조정·감독 등 업무 종사자’ 등의 가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정기훈 객원사진기자 여기에 더해 최근까지 논의된 노동부 시행령에 따라 중앙부처의 지방기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총사퇴가 있었던 10월31일 저녁, 이용길 충남도당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천안을 찾았다. 지난 1년반 동안 민주노동당은 분란도 많았고, 구설도 많았다. 첫 원내진출, 새로운 지도체제이기 때문에 겪는 시행착오라는 말이 식상해질 무렵 치러진 10·26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진보정치 일번지 울산북구를 수성
이경식 전국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18년만에 처음이다. 수자원공사노조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위원장 선거 결선투표에서 이경식-염재근(위원장-수석부위원장) 후보조가 투표에 참여한 2,787명의 조합원 중 1,408표(50.5%)를 얻어 당선됐다고 1일 밝혔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다가 결
‘산별만이 길이다.’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굳이 외국의 경험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말은 아마 정답일 것이다. 그리고,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심상히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성과들이 쌓여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산별이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앞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산별 건설운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