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인 주유소 바닥에 미끄러져 발목 골절” “현장 주행하던 차량이 추돌하여 업무차량 파손” “블랙박스 확인 후 하차하다 뚜껑 열린 맨홀에 빠져 연골판 파열”교통사고조사원들이 증언하는 업무상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다. 보험가입자의 교통사고가 접수되면 자동차보험 회사는 사고현장에 사고조사원을 출동시킨다. 현장에 도착한 사고조사원은 부상자 구호와 현장 수습을 조치하고, 피해현황과 사고원인 조사 등 지정된 업무를 수행한다. 위급한 현장에서 극도로 위험한 노동을 감수한다.김인식 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장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서
주변에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 동료가 있었다. 그는 꾸준히 치료받고 운동하면서 나보다 훨씬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또한 직장에서 노동을 하고, 일상생활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본인의 HIV 감염 사실이 혹여나 드러날까 봐 위생과 프라이버시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 같이 음식을 먹을 때 타인과 식기를 공유하지 않고자 강박적으로 노력하고,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때 HIV 검사가 포함돼 있는지 항상 체크했다. 감염인의 강박적인 노력(혹은 일상의 불편)은 HIV 그 자체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6일 첫 본회의를 열고 노동시간 단축을 포함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산업전환, 인구변화, 노동시간 및 임금체계 등 아직 구체적인 의제조차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정부의 ‘주당 69시간 개편안’이 남긴 파장 덕분에 당장 주목받는 사안은 단연 노동시간 개편안이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경총은 지난 13일 ‘장시간 근로자 비중 현황 및 추이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하며 “장시간 근로 해소가 정책 목표가 될 시기는 지났다”, “규제 위주 근로시간 정책 패러다임을 유연성과 생산성을 제고할 수
지난 2일 국제노동기구(ILO)는 인공지능(AI)이 직업의 명성과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A Technological Construction of Society: Comparing GPT-4 and Human Respondents for Occupational Evaluation in the UK)라는 제목의 논문은 사회학적 직업 연구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조명했다.파베우 그미렉
대상판결: 서울고법 2024. 1. 24. 선고 2023누34646 판결 서울고법은 2024년 1월24일 원고 CJ대한통운 주식회사의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CJ가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택배노조의 교섭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고, 이를 거절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의 결론을 유지했다.1. 사건의 개요CJ대한통운은 택배 대리점(집배점)과 택배 배송에 관한 위수탁 계약을 체결, 대리점들은 이 사건 택배기사들과 이를 재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고용구조를 보면 CJ대한통운은 원청
지난해 5월 재해자에게 발병한 정신질환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자료들을 첨부해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담 기록, 진료기록, 임상심리 검사결과, 진단서 등을 통해 재해자가 진단받은 정신질환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이를 발병시키기 충분한 직장내 괴롭힘 등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과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메시지, 진술 등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했다. 그리고 재해자에게 기타 업무 외 스트레스 요인, 개인적인 취약성 등은 없었다.그런데 같은해 8월 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119조에 따라 정신질환 특진의료기관에 특별진찰을
만 서른에 맞이하는 새해를 기념해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이제까지는 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만 받아왔다. ‘나라에서 하라고 하는 기본적인 검진이니까 하긴 해야지’라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2년에 한 번씩 하는 자궁경부암 검진을 할 때만 건강검진의 의미를 느꼈고, 그 외엔 결과가 예상되는 아주 기본적인 검사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이와 예산, 필요성을 고려한 정부의 결정이라는 걸 알지만 기본적인 검사만 하니 건강검진을 받아도 안심이 되진 않았다.이번에 위 · 대장 내시경과 여러 초음파 검사 등이 포함된 검진을 처음으로 받
2월14일 수요일중앙노동위원회 전국교수노조-학교법인 혜화학원(쟁의조정) 오전 10시, 삼성중공업 주식회사(부당해고) 도영운수 주식회사(부당정직) 주식회사 아산건지(부당노동행위) 오후 1시30분, 부평상아치과의원(부당해고) 도드람양돈협동조합(부당인사명령 및 부당정직) 주식회사 인우코퍼레이션(부당해고) 오후 2시30분, 주식회사 아이엠미술학원(부당해고) 강병원(부당정직) 현대아이티씨 주식회사(차별시정) 오후 3시30분, 경기도교육청(부당해고) 지역난방안전 주식회사(부당정직) 오후 4시30분서울지방노동위원회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 주식회사(
판결요지단체교섭권은 근로자 내지 노조의 권리로 사용자는 근로자 등이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그 요구에 응할 의무만을 부담할 뿐이다. 원고가 노사의 자율적 선택에 따라 단독 내지 원고보조참가인들과 공동으로 참가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해야 할 뿐 원고보조참가인들에게 원고와 공동으로 교섭할 법적인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원고보조참가인들은 이 사건 결과와 무관하게 현재와 같이 참가인 조합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다. 따라서 원고보조참가인들은 이 사건 소송 결과에 대한 직접적·법률적 이해관계가 없다.나아가
국내 취업이 가능한 이주노동자 비자는 전문직(C-4, E-1~7)과 단순직(H-2, E-8~10)으로 구분된다. 이중 논란이 되는 비자는 고용허가제라고 불리는 E-9(비전문취업) 비자다. 고용허가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사업장에 비전문 이주노동자 고용을 허용하는 제도로 2004년부터 시행됐다.고용허가제가 적용되는 업종은 중소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매우 제한적이다. 이렇게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2017~2020년 매년 평균 5만6천명 정도였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급격히 증가했다.
1. ‘○○○님이 전화하셨습니다.’ 지난 8일 원고들의 대표 권○○씨가 전화했다는 문자메시지를 읽으면서 나는 ‘드디어 그날이 왔구나’라고 중얼거렸다. 3년여 동안 진행해 온 사건에 대해 법원 판결이 선고되는 날이었다. 선고일에는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나는 결과만 확인받곤 하는데 이날도 그랬다. 당사자인 원고들은 법정에서 직접 재판장의 판결 선고를 들었다. 그런데 이 부재 중 전화 메시지 말고는 판결 결과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없었다. 결과가 잘 나왔으면 분명히 원고들이든 사무실에서든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텐데,
겨울철 건설노동자 목숨을 위협하는 갈탄은,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로 콘크리트 양생작업에 사용된다. 건설노조가 질식사고 위험이 높은 갈탄의 사용금지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 가난 속에는 언제나 위험이 웅크리고 있었다. 대부분이 가난했던 시절, 비가 내리고 추웠던 밤이 지나면 동네마다 영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가 떠돌았다. 수탈과 전쟁으로 황폐해진 숲에서는 장작을 구하기 힘들었고, 도시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아무것도 없었다. 고단하고 가난한 농민, 도시 서민들에게 한 장이면 한나절을 데워주던 연탄은 사신의
산업재해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사업주의 동의를 받아야 산재보상 신청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신청’을 넘어 업무상 질병에 대한 ‘판단’을 사업주가 결정하는 제도가 2024년에도 존재하고 있다. 병역의무의 일환으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이야기이다.‘복무기관의 장’이 ‘공상 및 공무상 질병’ 판단사회복무요원은 지정된 복무기관으로 출퇴근하며, 소속기관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병역법 31조4항). 또한 복무기관의 장은 경고처분이 가능하므로 징계권을 행사하는 사업주로 보더라도 손색이 없
농촌 곳곳에서 산업폐기물 시설, 환경오염 공장 등이 무분별하게 추진되고 있다. 입지선정 절차 같은 것도 없다. 민간업체들이 여기에 추진하겠다고 하면 그 자리가 ‘입지’가 된다. 주민건강 영향, 환경오염 우려, 주민생활상 피해 등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서울에서 이런 사업이 추진된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이런 사업을 벌이는 주체 중에는 지역 업체도 있지만, 대기업이나 사모펀드가 등장하는 경우도 꽤 있다. 당장 표면에 드러난 것은 중소규모 업체나 브로커 수준의 업체지만, 뒤에는 대기업이 숨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업체들이 인
명절은 누구에게나 평등한가?먼저 답하면 명절은 평등하다. 다만 우리 사회가 뒤틀려서 명절이라는 시간을 평등하게 제공받지 못할 뿐이다. 명절이 다가오면 여성은 일방적으로 더 많은 가사노동을 강요받는다. 다른 누군가는 연휴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일터로 나가 일하기도 한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이런 상황은 널려 있다.10여 년 전 방영한 TV드라마 의 한 장면에서 명절에 계약직인 주인공 장그래는 식용유 선물세트를, 같은 일터 정규직은 스팸 선물세트를 받았다.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서 한 계약직 직원이 “어유 됐어,
최근 서울 강남에서 한 음주운전자가 배달노동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운전자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탓에 큰 공분을 낳으며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음주운전이나 신호위반 차량에 배달노동자가 다치거나 죽는 일은 매우 특이한 운전자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한 일이 아니다. 당장 어제(7일)만 해도 대구에서 음주 상태에서 배달노동자를 친 후 도망친 운전자와 조력자를 경찰이 검거했다. 지난해 연말에도 청주와 인천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에 배달노동자가 사망하거나 중한 부상을 입었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비슷한 사례
나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공장에서 이행했다. 일터는 지방의 어느 공단에 있었다. 작은 회사였지만 국내 굴지의 유명 가전업체에 부품을 독점 납품하는 강소기업이었다. 출근 첫날 뿌옇게 분진이 날리던 현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강소기업이지만 직원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사장의 지인과 그 지인의 친인척인 3~4명의 관리자만 한국인이고 나머지 생산직원은 산업기능요원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필요할 때 불러서 쓰는 일용직이었다.현장의 동료들은 처음에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차가웠다. 생산과장과 동료들은 무뚝뚝하게 필요한 말 이외에
온통 ‘민생’을 부르짖는 시간이다. 수많은 의제가 선거 이후로 밀려나지만, 늘 선거 전이거나 직전인 한국 정치에서 ‘민생’만은 언제나 상시적 의제다. 그런데 민생은 누구의 생인가. 정부의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더라도 하루 최소 6~7명이 일하다 죽는 사회에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을 제 날짜에 시행한 것이 “민생을 외면”한 것이라니. 이런 정부와 여당의 반발을 보며 찾아본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민생이 ‘일반 국민의 생활 및 생계’를 의미한다고 풀어쓰고 있다. 그렇다면 “민생을 위해 5
우리나라에서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50명 미만 사업장 적용 시기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있는데, 일본의 산재 현황과 우리나라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일본은 1972년 노동안전위생법이 제정돼 노동재해 방지를 위한 기준 확립, 책임 체계 명확화 및 자주적 활동 촉진 조치 실시, 산재 방지에 관한 종합적이고 계획적인 대책 추진을 통해 직장에서의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확보하고 쾌적한 직장 환경 형성을 촉진해 왔다. 동 법의 시행으로 산재사망자는 크게 감소했다.또한 최고 재판소(우리나라
판결요지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인 원고들도 근로면제 기간 동안 지급받은 이 사건 각 수당에 관해 재산정된 통상임금에 따라 이 사건 미지급 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 근로시간을 면제받은 피고의 근로자들 중 교대직 근무자들은 이 사건 각 수당 중 야간근로수당만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교대직 근무자들의 월평균 야간근로시간인 60시간과 비슷한 수준의 야간근로수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면제자 중 상주 근무자들은 기본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지 않았다. 피고의 근로시간면제자들이 지급받은 임금은,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동일·유사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