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시리즈가 환영받던 시절의 일이다. 무상급식에서 무상보육·무상교육·무상의료까지, 깃발만 흔들면 민심이 결집했다. 국민은 그 깃발만 보고 성원을 보냈다. 무상복지 혜택을 누리기를 간절히 고대했다. 이런 열망에 부응하려는 급진적 대안도 쏟아졌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기본소득'이었다. 기본소득이란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
박근혜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로 ‘국민대통합’을 내걸었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지난 7월 현판식을 갖고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했다. 슬로건은 ‘함께하자, 대한민국’이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은 해직언론인과 면담을 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100% 국민대통합을 약속한 박 대통령 입장에선 국민대통합위에 거는
국가경쟁력 순위를 두고 언론과 정부의 입씨름이 끝날 줄 모른다. 지난 4일 세계경제포럼(WEP)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6단계 떨어진 25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요 언론들은 ‘경쟁력 쇼크’, ‘한국 경제 추락·후퇴·최악’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쏟아냈다. 국가경쟁력을 추락시킨 주범으로 노동·금융 분야를 꼽았다. 기획재정부는 조사의 신빙성을 제
박근혜 대통령이 대내 리스크를 언급했다. 지난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노사관계 역시 비정상적인 관행의 정상화 차원에서 사전에 문제점을 점검한다”며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일도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철탑농성을 벌였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현대차비정규직지회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대법원이 다음달 5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통상임금 사건을 공개 변론한다. 대법이 통상임금 문제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개변론이 진행되는 갑을오토텍 사건의 쟁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여부다. 대법은 이미 지난해 3월 금아리무진 사건에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원고인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는
고용노동부의 갈지자 행보를 두고 항간에 여러 말이 돌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설립신고서 반려조치에 관한 얘기다. 노동부는 지난 2일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 “노조의 규약 단서조항을 보면 노조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게 반려조치의 근거였다. 노동부는 지난달 25일 설립신고증
희망버스가 20일 다시 출발한다. 이번엔 울산이다. 100대의 버스와 두 량의 열차를 예약한 노동자·시민·학생들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최병승·천의봉 조합원이 머물고 있는 송전탑 농성장으로 간다. 희망버스·열차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버스와 열차에선 인문학과 문화 그리고 인생 강연이 예정돼 있다. 가르치고 배우며 웃고 즐기는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의 바
지난 8일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을 보면 ‘시장화 테스트’라는 용어가 눈에 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신설되는 공공기관은 시장화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민간과 경쟁해 통과하지 못하면 공공기관 신설은 봉쇄된다. 공공기관이 새 공공사업을 하면서 자회사 또는 출자회사를 늘리는 폐단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시장화 테스트를 받고 신설된 공공기관이라
철도산업을 관통하는 세가지 경제법칙이 있다. 우선 ‘규모의 경제’다. 생산규모를 확대할수록 생산비용이 줄어든다는 경제법칙이다. 규모의 경제는 필수적으로 ‘범위의 경제’로 나아간다. 한 기업이 2종의 상품을 생산할 때 드는 평균비용이 다른 기업이 각 제품을 생산할 때보다 적게 드는 현상이다. 철도의 경우 여객과 화물 운송을 함께 할 때 범위의 경제효과가 커진
경영계가 최저임금 논란의 불을 댕겼다. 지난 7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는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률로 21.6%(5천190원)를 제안했다. 최저임금은 노동계가 주도해 온 의제인데 되레 경영계가 치고 나온 모양새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한 것을 고려한다면 경영계의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가 끝내 진주의료원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103년 역사의 진주의료원은 지난 29일 폐업을 발표했다. 스스로 문을 닫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폐업은 곧 영업 중단을 의미한다. 물론 폐업이 법인 해산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상남도 의회에 상정된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개정안의 통과여부에 따라 좌우된다. 해산 조례가 통과돼야 진주의료원
칭찬을 받아야 하는데 되레 욕을 먹는 일이 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그 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공공기관의 경우 정원 3% 이상을 15~29세 청년으로 채용하도록 한 권고규정을 의무규정으로 개정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공공기관에 적용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무 채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0대 미취업자들의 불만이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사회보험과 법정 정년제도를 만들었잖아요. 연금보험을 받는 시기는 70세 이상이고, 정년은 65세인데요. 19세기 말 독일의 평균수명은 50세 미만이었어요. 제도의 실효성을 따지면 의미가 없다고 봐야죠. 물론 사회통합과 노동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상징성은 있었습니다.”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퇴직한 정
한라그룹은 지난 97년 차입경영과 상호지급보증의 여파로 공중분해됐다. 잘 나가던 자동차 부품기업인 만도기계는 모그룹의 지시에 따라 지급보증을 서는 바람에 최종 부도처리 됐다. 한라그룹은 98년 미국계 사모펀드 로스차일드(Rothschild Fund)의 컨설팅에 따라 소그룹으로 재편됐다. 한라그룹엔 한라건설·한라콘크리트·한라I&C만 남았다. 만도기계는 (주)
오늘은 4·19 혁명 기념일이다. 53주년을 맞이한 4·19 혁명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출발점이었다. 3·15 부정선거로 정권을 유지하려 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규탄과 항의시위가 이어지자 권좌에서 물러났다. 4월 혁명으로 새 헌법이 만들어졌고, 60년 7월29일 민주당 정부가 들어섰다. 민중들의 민주화 열망도 들불처럼 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중 핵심은 ‘자본의 지리적 이동’이다. 80년대 다국적기업들은 거점생산체제에서 현지생산체제로 전환했다. 미국의 빅 3 자동차기업이 그러한 사례다. GM·포드·크라이슬러는 80년 이후 공장의 해외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일본·독일 자동차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빅 3의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이런 경향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빅
사회적 대화 모델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은 나라는 ‘프랑스’다. 지난 1월11일 프랑스 노사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노사 간 협상이 3개월 만에 마무리된 셈이다. 이른바 ‘기업의 경쟁력과 고용안정성, 임금근로자들의 경력을 위한 새로운 경제 및 사회모델’이다. 국내 주요 언론들은 프랑스 노사 합의를 주요 외신기사로 다뤘다. 그런데 국
“오늘 대법원은 저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지만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대법원이 뇌물을 주고받은 자들과 함께 피고석에 서게 될 것입니다.”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국회를 떠나면서 남긴 말이다. 14일 대법원 3부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한 노회찬 공동대표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가
구중궁궐은 왕조시대에 임금이 살던 곳이다. 아홉 번 거듭 쌓은 담 안에 자리한 대궐이라는 뜻이다. 백성들이 접근하기 어려울 만큼 깊이 자리한 큰 집이다. 왕의 권위주의와 불통을 비꼬는 은유적 표현이다. 지금 그 자리에 청와대가 있다. 경복궁 근정전보다 더 깊숙이 청와대가 자리 잡고 있다. 왕조시대 궁궐의 전통을 잇고 있다. 권위주의와 불통은 단절된 것이 아
장 마르크 애로는 프랑스의 국무총리다. 그는 지난해 5월 15일 총리에 지명됐다. 전형적인 사회당원인 애로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지였다. 그는 지난 97년부터 15년 동안 사회당 하원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원만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랑드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역할이 국한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애로 총리는 그간 논란의